이태훈은 전통 유리 기법인 필리그라나(filigrana)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며, 선(line)과 리듬, 시간의 흐름을 유리 조형으로 풀어내는 작가이다. 서로 다른 색의 유리 케인을 정교하게 배열하고 용융시키는 과정을 통해, 드로잉처럼 섬세한 선 구조가 입체 안에 축적된 조형을 완성한다. 그의 작업은 단순한 장식성을 넘어, 반복과 호흡,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시각화하며 시간의 층위를 담아낸다. 대표 연작인 Drawing the Dreamscape는 꿈과 기억, 내면의 풍경을 유리의 선과 투명한 깊이로 풀어낸 작업으로, 관람자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작품 내부로 이끈다. 민들레 씨앗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에서는 사소하고 연약한 존재가 지닌 생명력과 확산의 이미지를 시적으로 형상화한다. 그의 작품은 유리 특유의 투명성과 구조적 밀도를 동시에 유지하며, 공예와 현대 조형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든다. 2023년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 개최하는 국제공모전에서 은상을 수상함으로써 그의 예술적 창작의 우수성을 인정받았으며, 2024년 영국 빅토리아&앨버트 미술관(V&A Museum)이 소장하면서 국제적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정교한 기술과 서정적 감각을 결합한 작업으로 동시대 유리 조형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작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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